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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제목 :
황토삼백초에서 님에게 띄우는 가을편지
조회
1968
작성날짜 :
2004-10-14 오후 3:33:06
내용 :
가을이 왔습니다.
지난 여름
세차게 몰아치던 비바람도 잦아들고
고향을 등지고 떠나 버린
봉수네 달밝골 천수답에도
섭이네 손바닥만한 들깨밭에도
자박자박 가을은 찾아들고
어머니의 약손같은 달빛의
부드러운 토닥거림에 설움조차 졸리운
기을이 왔습니다.
한여름 뜨거운 햇살에 빨갛게 익었다가
산등성이 넘다 지쳐 앉았다 누웠다 불던
샌님바람에 목말르다가도
온 밤내 새색시 미소같은 달빛에
몸을 식히며 달디단 잠에서 깨어난 아침
문득
돌아다보니 황금색 물결이 넘실대는
가을이 왔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뜨거운 태양아래서만
곡식들이 영그는 줄 알지요.
맑고 은은한 달빛아래서도
벼가 영근다는 사실은 잘 모른답니다.
옛 어른들은 달빛밝은 달밝골 전답에서 나는 햅쌀을
더 귀한 상품(上品)으로 여겼다 하지요.
가을에 드리는 우리의 기도
남들처럼
햇빛처럼 뜨겁지 않다고 실망하지 마십시오.
달빛같이 부드러운 기도라 할찌라도
그 열매는 더 아름답고 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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